쉬어 갈 때 읽는 짧은 글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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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유단(酒道有段)
조지훈의본명은동탁. 고려대학교교수로재직하다48세의나이로요절한시인으로, 애주가로널리알려져있다. 조지훈은주도유단(酒道有段)이라는글에서술마시는사람을18단계로구분했다. 그에따르면
첫째, 부주(不酒)는 술울 아주 마시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 마시는 사람,
둘째, 외주(畏酒)는 술을 마시기는 하지만 겁내는 사람,
셋째, 민주(憫酒)는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지만 술 마시는 것을 민망하게 생각하는 사람,
넷째, 은주(隱酒)는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궁해서 혼자 숨어서 마시는 사람,
다섯째, 상주(商酒)는 마실 줄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
여섯째, 색주(色酒)는 성생활을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일곱째, 수주(睡酒)는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여덟째, 반주(飯酒)는 밥맛을 돋우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이다.
또아홉째, 학주(學酒)는주졸(酒卒)이라고도하며술의진경을배우는사람,
열째, 애주(愛酒)는 주도(酒徒)라고 하며 술의 진미를 아는 사람,
열한째, 기주(嗜酒)는 주객(酒客)이라고도 하며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열두째, 탐주(耽酒)는 주호(酒豪)라고도 하며 술의 진미를 채득한 사람,
열세째, 폭주(暴酒)는 주광(酒狂)이라고도 하며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열넷째, 장주(長酒)는주선(酒仙)이라고도하며주도삼매에접어든사람,
열다섯째, 석주(惜酒)는 주현(酒賢)이라고도 하며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열여섯째, 낙주(樂酒)는 주성(酒聖)이라고도 하며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한 사람,
열일곱번째, 관주(觀酒)는 주종(酒宗)이라고도 하며 술을 보고 이미 마실 수 없는 사람,
마지막으로 열여덟째, 폐주(廢酒)는 열반주(涅槃酒)라고도 하며 술을 마시는 순간 이미 다른 술 세상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이다.
조지훈은이주도18단계에서10단계인‘애주’에서비로소1단을부여하고위로올라갈수록1단씩더해서기주는2단, 탐주는3단으로올라가다가열반주는9단을주어술의‘명인’이라고칭했다. 또술꾼의단은술을먹는시간, 장소, 조건에따라비약이심하지만단을따기위한두가지대원칙만불변하다고주장한다. 그것은바로“수업료가기백만금” 이들고“기십년”이필요하다는것이다. 다시말해단을올리는데는머리가아니라돈과시간만있으면된다는것이다. 이어조지훈은자신을“20년정진에겨우초급이며이미몸은관주의경지에있으니” 한스럽다고술회한다. 독자들은조지훈의술꾼18단계중과연어디에속하는가?
김원익 / ‘신화, 세상에 답하다’중에서
코멘트 (1)
저는 부주에 해당하네요 ㅎ